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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전도체 관련 주식 전망, 되짚어 보는 네덜란드 튤립 파동

by 멀티84 2023. 8. 12.

며칠 전 국내에서 초전도체를 생산했다는 소식이 퍼지며 초전도체 관련 주식의 가격이 폭등하는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채 사흘도 안 되어 관련 주식 가격이 급등하리란 예상이 대부분인데요.

오늘 포스팅에서는 이런 현상이 왜 발생했는지, 그리고 이와 연관된 재미있는 역사적 사건을 되짚어 보겠습니다.

 

초전도체가 뭐길래?

인류는 전기를 만들어내면서 엄청난 발전을 이루어냈습니다. 

발전소에서 만들어낸 전기는 보통 전선을 통해 세계 각지로 전력을 내보내지요?

현재 세계에 깔린 전선은 99%가 구리로 만들어진 구리선입니다.

왜냐하면 가격도 싸고 전기에 대한 저항도 낮으니까요.

이렇게 전기를 옮겨주는 물체를 통틀어 전도체라 말합니다.

 

저항이란, 쉽게 말해 발전소에서 전력을 100만큼 보내면 최종 목적지인 우리 가정에는 96만큼만 전달 될 때 이 분실된 4만큼의 전력이 저항입니다.

즉, 저항이 낮을 수록 좋은 전도체라 할 수 있습니다.

아까 100을 보내면 4 정도는 저항에 의해 손실된 전력이 발생한다고 말씀드렸죠?

즉, 인류는 4퍼센트의 전력을 매년 손해 보고 있는 셈입니다.

 

"에이, 4퍼센트면 뭐 감수할만 하지 않나?"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개인으로 보면 적은 수치지만 전 세계적으로 보면 매년 몇 백 조원이라는 엄청난 손실을 보고 있으니 결코 작다고 할 순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초전도체라는 물질이 발견되었는데요.

이 초전도체는 쉽게 말해 전기에 대한 저항이 0인 물질을 말합니다.

인류각 꿈꾸던 최고의 전도체라 생각하면 이해하기 편합니다.

다만 문제는 이 초전도체는 영하 196도, 즉 아주아주 낮은 온도에서만 쓸 수 있었다는 거죠.

그러니 상용화는 당연히 힘들고 이 초전도체는 그냥 꿈의 물질로 남아있었습니다.

며칠 전까지는 말이죠.

 

한국에서 초전도체가 발명되었다는데?

그런데 며칠 전 한국에서 초전도체가 발명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놀랍게도 이 초전도체는 상온에서 사용이 가능하다고 했는데요.

새롭게 발명된 초전도체는 LK-99라 이름 붙여졌습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매년 수백 조원 발생했던 에너지 손실이 없어진 다는 것이니 세계가 발칵 뒤집혔죠.

하지만 이런 소식에 가장 빨리 움직이는 세계가 있습니다.

바로 주식시장이죠.

 

대표적으로 2세대 초전도체 개발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서남은 사흘 연속 주가가 급상승했고요.

서남에 주식을 가지고 있는 관련 회사들은 물론, 구리 전선을 만드는 회사까지.

초전도체와 조금이라도 관련 있다는 회사들의 주가가 미친 듯이 상승했습니다.

엄청난 상승세에 급기야 금감원은 서남 주식을 거래 정지 품목으로 지정할 정도니 말 다했지요.

 

그런데 여기서 반전이 일어납니다.

 

미 대학 발표 :  한국발 LK-99, 초전도체 아냐.

7월 국내 연구진이 발표한 이 자랑스런 메이드인 코리아 LK-99를 미국 대학 연구소가 살펴봤더니.

 

"응? 초전도체 아닌데?"

 

하고 발표한 겁니다.

미 대학 뿐만 아니라 국내의 많은 연구소들도 LK-99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고요.

평범한 사람이야, '에이 좋다 말았네'로 끝나겠지만 주식 시장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야말로 지옥을 방불케하는 아포칼립스가 펼쳐졌습니다.


아까 초전도체 대표 주식으로 서남을 말씀드렸는데요.

서남 주식 가격을 한 번 볼까요?

 

서남의 주식 가격은 7월21일까지만 해도 3천원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불과 보름만에 13000원을 찍으며 4배 이상 폭등했습니다.

하지만 미 대학의 발표 이후 불과 사흘 만에 반토막이 났는데요.

8월 11일 금요일까지 꾸준히 하한가를 기록했고 주식 시장이 열리는 월요일이 되면 더 하락할 전망입니다.

당연히 관련된 주식들도 전부 하한가를 달리고 있고요.

덕분에 고점에 물렸던 개미들의 눈물이 주식 시장을 채우고 있는 가운데 돈을 번 사람은 누구일까요?

 

네, 처음부터 해당 기업에 대주주였던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주식 가격이 급등하자 자기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들을 전부 팔았지요.

주식 시장에 잃는 사람이 있으면 얻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주식들을 통틀어 테마주라고 하는데요.

한국엔 여러 테마주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개미들은 호주머니가 털리고 큰 손들은 돈을 버는 현상이 반복되는데요.

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요?

 

네덜란드 튤립 구근 사건

역사를 보면 최초의 테마주 사건이 있습니다.

바로 1600년대 발생한 네덜란드 튤립 구근 사건입니다.

네덜란드는 옛날부터 튤립으로 유명한 나라인데요.

상류층에선 취미로 이 튤립을 키우는 게 유행이었는데요.

처음엔 건전한 취미가 되었다가 나중에는 '누구 튤립색이 엄청 희귀한 색이던데?' 하는 소식이 퍼지면 때아닌 대해적시대, 아니 대튤립 시대가 열리게 됩니다.

즉, 누가누가 더 이쁜 튤립을 갖고 있나? 하는 경쟁으로 발전하죠.

 

그때 당시엔 유전자 조작 기술이 있던 것도 아니니, 희귀한 색을 갖고 있는 튤립은 자연적인 돌연변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즉, 엄청 많은 튤립 중에 한 두 개 정도 희귀한 색이 자연 발생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 희귀한 색을 가질 수록 그 튤립 가격이 엄청났어요.

노련한 장인의 10년 연봉 가격이었다고 하니.

지금으로 치면 한 송이에 한 10억 정도 생각하면 되겠네요.

 

한 마디로 잘 키운 튤립 하나가 로또가 되는 겁니다.

그러니 각 가정까지 튤립을 대량으로 키우게 되고, 이 튤립 구근가격이 하늘 모르고 치솟게 되죠.

얼마전까지만 해도 들판 어디서나 볼 수 있었던 튤립인데 갑자기 구하기도 힘든 명품이 됩니다.

호황기에는 한 달 만에 튤립 구근 가격이 50배가 뛰었다고 해요.

그야말로 미친 바람, 광풍이라 할 만 했죠.

 

하지만 이 광풍은 정말 허무하게 끝납니다.

평범한 튤립 가격조차 한 달 가족 생활비만큼 오르니,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생각하게 되죠.

 

"아니, 잠깐만. 튤립 가격이 이렇게 비쌀 이유가 있나?"

 

누군가의 한 마디에 모두가 답합니다.

 

"그러게?"

 

덕분에 미친 듯이 올랐던 튤립 가격은 그보다 훨씬, 훨씬 더 빠르게 원래 가격으로 원상 복귀하게 되죠.

말이 원상 복귀지, 실제로는 지옥도가 펼쳐졌다고 합니다.

 

이 사건은 후에 네덜란드 튤립 파동 사건으로 명칭이 붙었고 자본주의 최초의 버블 붕괴 사건으로 기억되지요.

 

결론

초전도체 사건이나 튤립 구근 사건이나 비슷합니다.

자고로 주식이란, 장기적으로 회사의 미래에 투자한다는 마음으로 사는 것이지 인간의 감정으로 판단해서 사면 손해를 볼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그렇게 고도로 이성적인 동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죽하면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뉴턴조차 주식 시장에서 전 재산을 잃고 이렇게 한탄했습니다.

 

"주가는 예측할 수 있지만, 인간의 광기는 예측할 수 없다."

 

아무리 흑자를 내는 탄탄한 기업이라도 사람들이 별로라고 생각하면 주가는 몇 십년 째 그대로 있고, 그냥 가족끼리 운영하는 완전 소규모 기업(?)도 소문이 잘못(?)나면 갑자기 주가가 미친듯이 뛰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전에 한 회사의 주가가 미친 듯이 급상승하면서 회사 가치가 몇 백 억이 되었는데, 알고보니 실상 1층 짜리 조그마한 회사로 밝혀져 충격을 주었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그냥 네이버 지도에 회사 이름만 쳐도 이게 어떤 회사인지 바로 나오는 데, 사람들은 확인도 하지 않고 묻지마 투자를 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슈성 뉴스에 휘말려 이성을 잃고 투자를 하는 것보다는 회사의 재무재표, 아니면 하다 못해 인터넷에 검색이라도 해보고 투자를 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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